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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독에서 꿀 투정하는 한국 국민들 이유없음  |  2024-07-26  |  조회 : 93  |  찬성 : 5  |  반대 : 0

꿀 독에서 꿀 투정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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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가지 현상을 놓고 어떤 나라가 더 좋고 나쁜가를 판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항상 내가 살았던 북한과 또 다른 나라들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한국과 모든 조건을 대조해 보는 버릇이 몸이 배었기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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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지방에 사는 친구들이 찾아왔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뭔가를 먹자며 그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동네 음식점은 신통한 곳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목동 로데오거리 먹자골목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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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많고 식당도 수두룩했지만 너무 많으니까 정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것이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우리는 뭘 먹을까?” “여기가 어때?” 하며 식당 곳곳을 기웃거렸다. 입으로는 아무거나 먹자를 연발하면서도 뭔가 좀 더 괜찮아 보이는 식당을 찾아 다녔다. 한참을 그러다가 나중에는 모두 지쳐서 제일 먼저 지나쳤던 조개구이 식당으로 되돌아가서 자리를 잡았다. 아마 이런 것은 한국 국민 전체가 매일 하는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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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살던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북한에 존재하는 208개의 시·구역·군 단위에는 식당이라야 기껏 밥집 하나·국숫집 하나가 전부다. 그나마 원자재 부족으로 한두 시간 운영하면 땡이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재수가 좋아서 식당 국수 한 그릇 먹는 날은 기분이 째지게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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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평양도 마찬가지다. 물론 옥류관을 비롯해서 큰 국숫집이 몇 개 있으며, 매 동마다 국숫집 하나·일반식당 한두 개가 있는데 그게 전부다. 한국에선 흔하디 흔한 자장면 집도 전국적으로 평양에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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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은 북한에도 여기저기 식당이 많이 생겼다지만 북한은 한국처럼 누구나 돈 들고 나가서 외식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극히 단순하다. 국수가 먹고 싶으면 맛이 있든 없든 하나밖에 없는 그 국숫집으로 곧장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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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먹는 것 외에도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차고 넘쳐서 고민이다. 신발을 하나 사려 해도 이것도 좋아 보이고 저것도 좋아 보일 정도로 수백 종의 신발이 차고 넘쳐서 신발 한 켤레 사는데 30분 이상 고민을 안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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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은 다르다. 신발의 형태나 색깔이나 편안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신발이 너무 부족해서 크기만 맞으면 다행으로 여기고 무조건 신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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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에서는 신발과 옷이 너무 넘쳐나서 오히려 철 지난 옷과 신발을 버리는 것이 적잖은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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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계절에 따라 신는 신발과 옷이 따로 없다. 한국에서는 어제 입었던 옷을 오늘 다시 입고 나가면 외박을 의심받을 정도이지만 북한은 1365일 같은 신발과 같은 옷을 입는 사람이 검소한 혁명가로 칭찬받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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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북한은 전 국민이 똑 같은 신발을 신고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먹고 똑같이 걸어서 출퇴근을 하니까 자기들이 불행함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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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도 싸구려 화학섬유로 만든 단체 교복을 똑같이 입으니까 부끄러울 것도 없다. 공짜로 국가에서 주니까 오히려 감사하고 행복해 한다. 그래서 국가가 학생들에게 단체복을 해 입히는 북한과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는 출생률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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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무엇이든 풍족하니까 서로 자기가 제일 좋은 것을 입고 제일 좋은 것만 먹고 자동차도 제일 좋은 것을 타야 행복해 하며 그렇지 못하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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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학생들에게 싸구려 화학섬유로 교복과 신발과 가방을 국가가 똑같이 만들어 준다면 애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를 것이고 부모 탓도 하지 않을 것이며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줄고 출생률도 대폭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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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을 하면 어떤 사람은 자유민주국가에서는 그럴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적들의 것도 좋은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 애국적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을 모르는 바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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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 한 그릇과 운동화 한 켤레에도 감사하는 북한과는 비교도 안 되는 최고의 생활을 향유하면서도 한국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만족을 모르는 한국 국민의 지나친 욕망 때문이며 애국심이 부족한 결과라고 나는 당당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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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자타가 인정하는 살기 좋은 나라이지만 국민의 행복지수가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도 낮은 57위에 머물고, 자살률 또한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코 1위다. 그러니 어찌 이 나라 국민을 애국적인 민족이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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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독에 빠져 살면서도 더 단 것을 달라고 투정하는 나쁜 자들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

자기들을 자유롭고 잘살게 만들어 준 분들에게 감사할 줄 모르고, 대한민국을 (지옥) 조선이라고 비난하는 종북·친중 분자들은 모두 북한으로 보내서 진정한 행복과 불행이 뭔가를 느끼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펜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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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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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학산 2024-07-26 오전 11:55:00
    명문입니다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저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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