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펌프가 미국 46대 대통령선거에서 패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보통 사람도 아닌 전직 대통령이 저랬지만 그가 무슨 처벌을 받았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부정선거 의혹 제기도 처벌하겠다는 선관위》부정선거 의혹 주장이 나오면 이해를 시키고 털어 보여야 할 선관위가 도리어 국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나섰다 이러니 무식한 나도 “어. 무언가 있나 보다”는 의심이 든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다”는 명제가 참은 아닐지라도 덮으려고 하면 의심하는 게 인간 심리다
저런 일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북한의 독재 영향으로 인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도 독재에 친숙해졌고 그래서 저런 발상을 쉽사리 하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우리가 북한보다 잘 살다 보니 우리는 항상 밝고, 항상 민주주의를 한다는 자만심에 빠져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개 선관위가 의혹 제기만으로, 어찌 국민을 처벌할 마음을 먹을 수 있겠나?
더민당이 야당일 때 힘주어 외쳤던 말은 “표현의 자유”였다 이젠 더 나아가 야당이 정부를 겁박하고, 판사를 겁박하고, 검사를 탄핵하고, 감사원장을 탄핵하고, 방통위장을 탄핵하고, 대통령 권한 대행에게 “마지막 경고다”는 공갈 같은 말을 해도 아무 일이 없다 한편 국민은 부정선거 의혹 주장만으로도 처벌하겠단다 정치는 무한 자유를 누리면서도 국민의 자유는 퇴보하는 것이다 정치가 상전이고 국민이 하인인 셈이다 국민이 보는 데서 정치는 제맘대로 해도 괜찮고, 국민은 정치 앞에서 의혹도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윤 대통령이 선관위를 의심했음이 이번 비상계엄을 통해 드러났다 일이 이렇게 되고 보면 선관위는 결백을 증명해야 할 공공기관적(公共機關的) 의무가 생겼다 이에 선관위가 “좋다. 한번. 까보자”고 나오리라 여겼는데 도리어 국민의 입을 틀어막겠다니 윤석열의 의심에 무게를 실어준 셈이다 의혹 제기만으로도 선관위는 국민을 처벌하려는데 대통령은 계엄 유혹에 왜 아니 빠지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