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에서 자기 딴에는 소신파로 으스대면서 소신 발언을 한다는 사람이 더러 있다 내가 보기에는, 소신 발언을 하지도 못하면서 하는 척 하는 것이 첫째 잘못이고, 그걸 자랑으로 삼는 것이 둘째 잘못이고, 그렇게 해서 아스팔트 우익을 속이려 하는 것이 셋째 잘못이다 한꺼번에 세 개의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잘못이라기보다 ‘사기’라 말해야 정확할 것이다

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 일응 그럴듯한 발언 같아 보이지만 아니다 우익을 속여먹는 짓이다 공수처를 폐지하려면 법을 뜯어고쳐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이 정부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공수처 예산은 도리어 늘려 주었다 이 마당에 이재명 더민당의 동의 없이 소수 여당의 힘만으로 공수처를 폐지할 수 있겠나? 현재로썬 공수처 폐지는 ‘절대’에 가깝도록 불가능하다 가능하지 않은 것을 가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희망 고문이다

공수처 폐지를 주장할 게 아니라 “오동운을 구속 수사하라.”고 해야 사리에 맞을 뿐만 아니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오동운을 구속하라고 말할 용기가 없으니 공수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다 공수처 폐지가 산을 옮기는 일이라면 오동운 구속은 지푸라기 하나를 옮기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쉬운 일을 먼저 하고 어려운 일은 나중에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걸 모르지 않을 국힘당 의원들이, 쉬운 오동운 구속은 말하지 못하면서 공수처 폐지를 거품을 물고 주장한다

타인의 속내를 헤아리는 것이 어려운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의외로 간단하다 입에서 나오는 말을 그윽이 살피면 저절로 알게 된다 윤 대통령의 불행에 동참하며 윤 대통령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게 말하는 국힘당 의원이 의외로 많다 윤석열의 불행을 이용. 자기 정치하는 자들인 것이다 무학산의 이 말이 마음에 걸린다면 그나마 양심 있는 의원이라 하겠다 그러니 공수처 폐지를 말하지 말고 오동운 구속을 말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