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절 대신 집에서 템플스테이… 젊은이 찾아가는 스님들》
우스운 일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딱하기도 하다 이 나라의 겉치레 풍조가 여기에 이르렀다 집에서 ‘템플 스테이’를 한다니 하는 이야기이다 집에서 마음을 딱으면서 ‘템플스테이’라고 이름 붙이면 마음이 더 잘 딱이나?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아니다면 집에서 하는 것을 굳이 템플 스테이라 말할 게 뭐 있나?
저 기사 제목은 집에 앉아 있으면서 절에 있는 기분을 가진다는 말이겠는데 이는 마음을 딱는 게 아니라 자기를 속이는 일이 아닌가. 마음 딱는 데에 절이면 어떻고 집이면 어떠냐.
마음을 딱으려면 먼저 자기 마음이 그 무엇에도 구속돼 있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데 저렇게 하면 ‘템플스테이’에 마음이 얶매여 있는 것인데 어찌 겉치레가 아닌 마음딱기라 하겠나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一切唯心造)는 가르침은 불교에서 나온 아름다운 사상이다 집에서 마음딱기를 하면 어떻고 절에서 하면 또 어떤가. 그러한데 불교 신자가 먼저 일체유심조를 멀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성현들도 "외물(外物)에 마음을 뺏기지 말라." 했다 절은 외물이요 마음은 나다. 왜 절을 생각하면서 마음딱기를 하려하나?
기사에 실린 사진(이것의 이름이 생각 안 납니다 회원님들께서 댓글로 좀 가르쳐 주십시오 삽도도 아니고 삽화도 아닌 더 정확한 영어 이름이 생각 안 나는군요)을 보니 승려와 여자가 방 안에서 합장을 하고 마주 앉아 있다 짐작컨대 집에서 템플 스테이를 하느라 그러는 모양이다 자고로, 중을 집 안에 불러 들여 하잖은 일이 많았음을 유념할 일이다 “하인에게 영웅은 없다.” 이는 조갑제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말이다 그렇다 단풍과 승려는 멀리서 볼 때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