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 美 "자살행위" 경고》이 제목 아래에 조금 작은 글씨로 된 소제목이 있는데 이렇다〈실행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 달려〉
신문을 읽을 때 ‘최고 지도자’란 글귀를 만나면 그때마다 심사가 꼬인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나 하는 회의감에도 빠진다 민주 사회는 ‘지도자’란 말에도 거부감을 갖는데 ‘최고’란 말까지 보탰으니 안 그럴 수 있겠나.
다행인 것은 이재명에게는 아직 그러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언젠가는〈실행은 최고 지도자 이재명에 달려〉란 말을 신문 기사에서 읽게 될지 모른다 ‘지도자’란 말을 쓰지 않아야 그런 일이 안 생긴다 말이란 입에 익으면 입밖으로 저절로 나오게 되고, 저절로 나오면 행동에도, 사회에도 거부감이 사라진다 거부감이 사라지면 “XXX를 지도자로 세우자.” 란 말에도 친숙감이 생긴다 말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현실이 된다
트럼프를 지도자라 쓰지 않고 대통령이라 쓴다 총통이라 쓰는 나라도 있고 주석이라 하기도 하고 통령이라 하기도 한다 하메네이에게도 직함이 있을 것이다 최고 지도자 대신 그 직함을 쓰면 된다 그래서 구글 AI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란 하메네이의 직함이 무엇입니까?”
AI가 이렇게 대답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의 공식 직함은 라흐바르(Rahbar, Leader) 또는 최고 지도자 (Supreme Leader) 입니다. 이 직함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최고 국가 원수이자 최고 정치 및 종교 권위자로서, 국가의 모든 권력을 보유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거부감을 주는 ‘최고 지도자’보다 그냥 ‘라흐바르’라 쓰거나 리더(Leader) 라고 쓰면 될 일이다 ’지도자‘가 의미하는 본래의 뜻을 유지하면서 대체해 쓸 만한 단어가 우리 말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아쉬운 대로 리더(leader)로라도 쓰기를 권한다 그렇게 쓰다가 보면 더 적합한 말이 만들어 질 것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