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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라 했는데 무학산  |  2025-09-15  |  조회 : 76  |  찬성 : 0  |  반대 : 0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UFC·사우디 뭉친 2800억원 빅매치'무패 복서' 펀치가 더 셌다

 

도전자가 세계 복싱 챔피온이 됐는데 두 선수가 각각 받은 대전료에 입이 쩍 벌어진다 챔피온은 약 2100억 원을 받았고 도전자는 약 700억 원을 받았다 저런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서글프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복싱을 원수 같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한때 복싱은 한국 체육의 메달박스라 했지만 이젠 누구라도 복싱을 안 하려 한다 맞는 고통이 없고 점젆은 골프, 테니스, 빙상등이나 선호하는 것이다 저 대전료가 증명하듯 잘 사는 미국인은 여전히 복싱 구경을 하며 세계 챔피온도 배출한다 구경꾼이 몰려드니까 선수층이 두텁게 되고 자연 챔피온이 나오는 것이다

 

사람이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듯 관심도 다양해야 인격도야에 도움이 되고, 폭넓은 지식을 쌓게 되며 세상을 넓게 바라볼 줄도 알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밥술이나 뜨게 되자 운동부터 선비적인 것만 골라 하게 됐고 먼저 복싱부터 버렸다 시합이 있어도 구경도 안 온다 이전엔 전국 단위의 시합이 아닌 경남 선수권 대회에도 입장료를 내고 운동장에 서서 구경했는데 지금은 공짜에 편안한 좌석에 앉아도 구경조차 안 한다

 

박정희 각하가 월남 파병을 계기로 국군에 태권도를 장려하자 사회엔 태권도붐이 일었다 마산에도 그때서야 태권도장이 처음 생겼다 2차대전 때 히틀러가 독일군에 복싱을 보급한 것은 알려진 이야기이다 승평(昇平.나라가 태평함) 시대에는 골프, 빙상. 테니스 같은 운동이 멋있어 보이지만 위험에는 투기(鬪技)가 본능적으로 몸을 지켜준다 평소에 투기를 조금이라도 몸에 익혀 두면 반드시 반드시 도움이 된다

 

저 두 선수의 신체 조건을 신문이 표로 만들어 놓았는데 도전자는 38세에 키 173cm, 리치 188cm이며 챔피온은 35세에 키 171cm, 리치 179cm이다 도전자가 불과 2cm 더 크면서 리치는 놀랍게도 9cm나 더 길었다 타고난 신체 조건인 것이다

 

무릇 세상사는 노력하기에 달렸지만 품부(稟賦.선천적으로 타고남)한 조건과 바탕도 있어야 한다 이것이 부족하면 반짝 성공이 되고 만다 우리가 잘사는 통에 투기를 회피하는 것을 놓고 보면, 혹 나라 명운(命運)이 여기까지만일까 싶어서 서글프다 우리가 대만에 뒤처졌다는 우울한 소식이 까닭 없는 일일까. 국가의 기백이 청소년에게 달렸는데 그들이 싸우는 운동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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