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정청래가 검찰청 폐지이든가 무엇이든가에 대해 “추석 전에 마칠 것이다.”의 뜻의 말을 했었다 저 말을 듣고 놀랐다 일개 정당 대표가 무엇이건대, 70여 년 이어온 헌법기관(헌법기관이라는 설도 있고 아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을 폐지한다는 말을 할 수 있는가. 폐지 날짜까지 못박는 권한을 가졌는가. 정청래가 점령군 사령관이면 모르되 대통령도 힘든 일에 저러는 것을 보고 저 일은 분명코 실패하겠거니 여기며 속으로 픽 웃고 말았다
다음은《소학(小學)》에 나오는 고사다
송(宋)나라 유안세(劉安世)가 과거에 급제한 뒤에 동년(同年) 두 사람과 함께 참정(參政) 장관(張觀)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청하니, 근(勤)ㆍ근(謹)ㆍ화(和)ㆍ완(緩)이라는 네 글자를 항상 명심하라고 일러 주었다. 이에 동년 중 한 사람이 느릴 완(緩) 자의 뜻을 잘 모르겠다고 다시 물으니, 참정이 “내가 어찌 그대들에게 느리게 행동하여 제때에 일을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겠는가. 세간에 어떤 일이 바쁘게 서두르다가 잘못되지 않는 것이 있는지 한번 말해 보라(何嘗敎賢緩不及事 且道世間甚事不因忙後錯了)”했다
논어에는 이런 말씀도 있다
“군자는 자신의 생각을 분수에 넘지 않게 한다(君子 以 思不出其位)”이를 “출위(出位)의 경계”라 한다
그리고 공자는 이런 말씀도 했다
“자기 단속을 잘하는 자가 일을 망치는 경우는 드물다(以約失之者 鮮矣)”
요컨대, 정청래는 서두르는 어리석음을 범했고, 주제넘는 생각으로 분의(分義)를 잊었고, 자기 관리에 소홀했다 하겠다 실패할 삼박자를 갖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