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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하나에 인종차별을 끌어대면 무학산  |  2025-10-11  |  조회 : 27  |  찬성 : 0  |  반대 : 0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맥도날드에서 70분 기다렸다"인종차별 폭로한 한국 여성

 

음식이 나오기를 70분이나 기다렸지만 받지 못했고 직원들의 조롱 섞인 반응도 들었다며 인종차별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저런 일은 하루에도 여러 번 생길 것이다 저런 일까지 신문에 내는 조선일보가 우습다 성이 난 피해자는, 다른 사람들끼리 자기네의 일로 웃는 것도 자기를 두고 웃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고, 기다림을 항의할 때는 나도 십 분 기다린 걸 이십 분 기다렸고 부풀려 말한다

 

구도로로 해서 마산에서 함안으로 가다 보면 고개 먼당이 나온다 거기에 주유소가 하나 있었고 그 옆에 단층짜리 작은 국수집이 하나 있었다 주유소 사장이 못사는 자기 외삼촌이든가 하는 사람에게 장사라도 해서 먹고 살라고 빌려준 건물이다 차만 쌩쌩 오고 갈 뿐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도 아닌데 저기에서 무슨 국수 장사가 되겠냐고 생각들 했지만 아니었다

 

국수를 옛날의 노란색 양푼이에 담아 주는데 가격도 헐쩍했거니와 맛도 있지만 우선 양()이 푸짐했다 마산 사람치고 안 가는 사람이 없었다 마산 남쪽 끄트머리에 사는 나도 식구나 친구와 함께 북쪽 끄트머리의 그 집에 자주 갔고 줄을 서서 사 먹는 불편을 마다하지 않았다 줄을 섰다가 겨우 자리가 나면 입장하여 식탁에 앉을 수 있는데 식탁에 앉더라도 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어느 곳 어느 집이라도 장사가 잘되고 바쁘다보면 의도하지 않은 불친절이 나오게 마련이며 간혹 순서도 바뀔 수 있다 나도 그 국수집에서 내 뒤에 섰던 사람이 국수를 받아먹고 나가건만 나에겐 갖다 주지도 않았다 말없이 기다리니까 계속 그렇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인간성을 새롭게 보는 배움이 있었다

 

자기가 내 뒤에 서서 나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조차 저 손님이 나보다 앞에 섰으니 저분에게 먼저 주어라.” 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받아먹는 것을 보았다 도떼기시장처럼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다만 차례만 기다릴 뿐인데도 평소 아름다웠던 질서의식이 무너진 것이다 질서는 배워서 익힌 것일 뿐이고 저것이 인간 본성일 터이다

 

국수를 사 먹지 않고 짜증을 내면서 나와 버렸던 적이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야 내자가 손지갑을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다시 거기에 가서 그 탁자 위를 보니 지갑이 없었다 서빙하는 여자가 먼저 나에게 주워 놓은 게 있으니 카운트에 가보라 했다 내자가 지갑을 살펴보니 고스란히 원래 대로 였다 이렇게 선한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국수 한 그릇의 순서를 바꾸어서 배달했겠나.

 

바늘을 몽둥이라 우기듯 작은 불친절이거나 착오일 수 있는 것을 인종차별이라 하면 안 웃을 사람도 웃을 것이다 저 사람은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 한국 신문에 나도록까지 항의했다 저렇게 거센 항의를 할 수 있는 성깔인 사람인데도 인종차별을 당할까 의문이다 당할 수 있다면 그냥 엎드려 사는 게 수다 코쟁이 나라에 살면서 어찌 미미한 인종차별 하나까지 없기를 바라겠는가. 우리 근로자 300여 명은 쇠사슬에 묶여 잡혀갔고 추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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