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3명·지방의원 510명 無투표 당선》이는 5.16일자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이다 조선일보를 예로 들었지만 모든 중앙일간지가 ‘無투표 당선’으로 썼다
우리 지역 신문인 경남신문이 오늘 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도의원 1명·시군의원 11명 ‘무혈 입성’》‘무혈 입성’이라니? 정치는 전쟁이 아니요 의원이 군인도 아닌데 무혈 입성이라고 까지 쓸 게 뭐 있나
이전에 언론이 스포츠 경기에 전쟁용어를 마구 쓰긴 했다 골문 폭격. 가을 야구 대전쟁. 적진 초토화. 운명을 건 혈투. 폭격기. 불도저. 무등산 폭격기. 탱크. 철통 방어. 만만한 십자포 비상. 스카우트 정조준 등등의 용어를 헤드라인과 본문에 썼었다 인지가 발전함에 따라 스포츠에 군사용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고 언론도 발맞춘 결과, 그런 용어 사용은 먼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스포츠에도 그러하거늘, 정치에선 더욱 쓰지 말아야 할 용어를 아직도 사용하는 신문이 있다니 놀랍다 좋게 말하자면, ‘무투표 당선’의 글자 수가 여섯 자이니 자수를 줄이려 ‘무혈 입성’으로 썼을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무혈 입성보다 ‘무표 당선’이 낫지 않겠나 무표(無票) 당선이 마음에 안 든다면, 무투표와 뜻이 비슷한 불교 용어 ‘무표색’을 빌려 와서 ‘무표색 당선’으로 쓰면 어떨까?
(무표색 無表色 ; 다른 사람에게 표시할 수 없는 색이란 뜻으로 볼 수도, 들을 수도, 감촉할 수도 없는 사물을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