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조심하려고 10수(偶占自警十首 仍示兒輩)/無名子 우연히 읊었다가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성의(誠意) 정심(正心)하려면 격물(格物) 치지(致知)부터 하고 / 誠正必先格致
수신(修身) 제가(諸家)한 뒤에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이루네 / 脩齊然後治平
아름답다 팔조목(八條目) 조리가 정연하고 / 條目猗歟井井
중대할사 삼강령(三綱領) 너무도 분명하네 / 綱要大哉明明
종신토록 행할 만한 덕목은 인(仁)과 서(恕)이고 / 終身可行仁恕
잠시도 떠나지 말아야 할 건 신(信)과 성(誠)이네 / 頃刻難去信誠
의(義)는 사의(事宜)에 맞게 마음을 조절해 주고 / 義裁事宜心制
예(禮)는 천리(天理)에 맞게 감정을 안배해 주네 / 禮酌天理人情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는 한 마디가 《시경》을 대표하고 / 思無邪一言蔽
‘공경치 않는 일이 없게 하라’는 말이 예(禮)의 간명한 지침이네 / 毋不敬三字符
부드러움이 강함을 누르고 정(靜)이 동(動)을 이기며 / 柔制剛靜勝動
눌변이 달변을 꺾고 충심이 거짓을 소멸시키네 / 默摧辯忠消誣
도(道)는 마치 큰길처럼 넓고 평탄하건만 / 夫道若大路然
어이하여 많은 사람 좁고 험한 샛길로 달리나 / 何人多邪徑走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데서부터 노력할지니 / 宜勉登高自卑
산적이 되거나 비굴하게 현달할 생각일랑 마라 / 休思落草由竇
공부는 시시각각 닦아서 끊임없이 진보하고 / 工夫晉晉時修
마음은 나날이 물러나 겸손하고 겸손하자 / 心事謙謙日退
사소한 잘못이라도 깨닫지 못할까 염려할지니 / 惟恐微瑕莫知
장점이 좀 있다고 자만해선 안 되네 / 不宜寸長自愛
칠정(七情) 중에 노여움은 억제하기 어렵고 / 七情惟怒難制
만사(萬事)는 근면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으니 / 萬事非勤則亡
노여움을 옮기지 말고 남의 실례(失禮)를 따지지 말아야 하며/ 所貴不遷不校
일에 임할 때는 게으르거나 소홀하지 말아야 하네 / 端宜無怠無荒
남을 해치면 도리어 자신을 해치게 되고 / 害物還爲自害
남을 속이면 제 마음 속임을 면치 못하네 / 欺人未免內欺
선과 악은 원래 자신에게서 말미암으니 / 元來善惡由己
옳고 그름이 결국 누구에게 속하겠는가 / 畢竟是非屬誰
하늘이 냈어도 사람은 욕심이 있어 어지러운 존재이니 / 天生民有欲亂
성인이 우리에게 예(禮)가 아닌 일은 말라 하셨네 / 聖敎我非禮無
방종하면 몸을 보전하기 어려움을 잘 아니 / 放縱定知難保
조심하여 혹시라도 감히 예를 어기지 말자 / 戰兢罔敢或逾
오늘날 학문은 옛 학문과 같기 어렵고 / 今學難如古學
행동할 때는 말할 때와 같지 않네 / 做時不似說時
오직 남이 한 번 할 때 나는 백 번을 노력해야만 / 除非人一己百
작은 차이에서 큰 잘못이 생기는 일 면하리라 / 那免繆千差釐
덕(德)은 천하가 모두 높이는 것이요 / 天下達尊有德
독서는 인간에게 즐거운 일이지 / 人間樂事讀書
그런데도 사람들은 노력 않고 내버리니 / 然皆任他自暴
감히 묻노라 그 까닭이 무엇인고 / 敢問厥故何居